프로덕션 노트2009/05/03 22:56
고라니와 반달곰 그리고 멧돼지

그 동안 장편준비 때문에 미루어 두었던 환경영화제에서 요청 받은 단편을 만들 때가 되었다. 조건은 동물 영화일것. 나는 동물을 그리는 것을 너무 너무 좋아하니까 금방 수락해 버렸다.


작업 방향은 동물 영화이지만 조금의 메시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무에 걸린 고라니와 이를 발견해서 구해 주려는 반달곰 장군이와 멧돼지 포비의 이야기를 생각하게 되었다. 실제로 지리산의 많은 야생동물들이 올무에 희생되어 죽음을 맞는다고 한다.

아트웍은 이전에 많이 해 왔던 2D 셀 애니메이션 느낌보다 더 개인적인 느낌으로 (그러니까 평소 쓰는  edding 1880 펜을 이용해서) 또 예전에 실패했던  일러스트레이터 지미의  느낌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지미는 나무에 일일이  터치를 넣는다.




영화 똥파리를 보다.

지연과 똥파리를 보았다. 나는 환경영화제 스토리보드를 못해 망설였지만 이런 때 아니면 언제 보겠냐 싶어서 귀찮은 몸을 이끌고 나갔다. 인디스페이스에서 영화시작을 기다렸다. 아아 내가 만든 인디스페이스 트레일러. 마음에 들어. 그리고 나서..............

젠장 속았다. 예전에 익준이가 뒷풀이에서 똥파리가 군더더기 장면이 너무 많고 편집리듬이 길어 아쉽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나는 그래서 보지 않았지만 아직은 표현 수위는 세지만 부족한 장편이 나온 줄 알았다.

그 후로 언론에서 해외의 유명한 영화제에서 호랑이 상(타이거 상)을 받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왠걸..........이건 영화가 너무 좋았다. 심지어 많이 웃기기 까지 하다. 양익준의 모습은 그 건달 양아치의 삶이 현실의 양익준보다 훨씬 진짜같았고 강력했다. 또 꽃비와 함께 술을 마시는 씬은 흡사 다큐멘터리인 듯 자연스러워! 조연들의 연기도 훌륭!

영화를 보고 한동안 말을 할 수 가 없었다.

부럽고 부끄러웠다. 동갑내기 양익준 감독이 전세를 빼서 이렇게 좋은 영화를 만들 동안 나는 무엇을 했는가. 언제나 내영화에 없는 것들, 인간 감정의 심연을 건드리는 것들이 똥파리에는 다 있었다. 물론 내가 만들 수 있는 종류의 영화는 아닌 줄 알지만 너무 질투가 났다.

나는 언제나 착하고 안전한 것만 만들고 있어. 괜히 제작 기간이 많이 드는 애니메이션이 미워 졌다.

될지는 모르겠지만 더 노력하고 싶다. 질투는 나의 힘.
Posted by 장형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