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일상2010/01/17 23:32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었다.

고흐의 작품을 만드는 태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분석적이며 노력에 의한 것이다.

결국 예술적 재능이라는 것은 그런 노력을 지속적으로 불태울 수 있는 열정이 아니고 무었이겠는가!

요즘 도무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고만 있기 때문에

고흐의 편지의 어떤 부분을 읽다가 정신이 멍해 졌다.


나 자신이 고흐 같은 사람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정말 무엇인가가 되고 싶다. 쓸모있고 생산적인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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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중략)


그런데 또 다른 유형의 게으름 뱅이도 있단다.

어쩔 수 없이 게으름 뱅이가 된 사람, 행동으로 옮기고 싶은 엄청난 욕구에 시달리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야. 무언가를 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지.

무언가에 갇힌 듯한 이 사람에게는 생산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무언가가 부족하단다.

불가피한 상황들이 그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거야.

자신이 무얼 할 수 있는지 늘 알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지.

 

하지만 그는 본능적으로 이렇게 느낀단다.

'그래도 난 무언가에 쓸모가 있으며, 나의 존재 이유를 느낄 수 있어!

내가 아주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아! 어떻게 하면 쓸모있는 사람이 될까?

무엇을 할 수 있지? 내 안에 무언가가 있는데, 대체 그게 뭘까?'

 

 

이런 사람은 전혀 다른 유형의 게으름 뱅이야. 나를 이들 가운데 한 명으로 간주해도 좋아.

 



 봄에 새장에 갇힌 새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존재함을 알고 있단다.

그런데 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걸 분명히 느끼면서도 속수무책인거야.

그게 무얼까? 좀처럼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렴풋이 떠오르는 생각들은 있어.

"다른 새들은 둥지를 짓고 새끼를 낳아서 기르지."

그는 혼자 이렇게 말하며 새장의 창살에 머리를 부딪는단다.

하지만 새장은 그대로 있고, 새는 슬픔으로 미쳐버릴 것 만 같지.

 

"저 놈은 게으름 뱅이야." 라고, 지나가는 새가 내뱉는 단다.

"놀고 먹는 놈이지." 이런 말을 듣고도 새장에 갇힌 새는 죽지 않고 살아남아.

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하나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

건강은 양호하며 햇빛을 받으면 명랑한 기분에 젖기도 해.

그러다가 철새가 이동하는 계절이 오면 갑작스레 우울증이 찾아든단다.

 

"하지만 부족한게 없는 새잖아." 라고, 새장 속의 새를 돌보는 아이들은 말하지.

그렇지만 그는 폭풍우 가득 실은 하늘을 내다보며 내면에서 솟구치는 운명에 대해 저항을 느낄 따름이야.

"난 새장 안에 있다. 새장 안에 있어. 그러니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다, 이 바보들아!

난 필요한 모든 걸 가졌어! 아, 제발 내게 자유를 다오. 다른 새들처럼 말이야."

 

 

게으른 그 남자는 이 게으른 새와 비슷해.

 

  

하지만 해방이, 궁극적인 해방이 있음을 잘 안단다.

정당하든 그렇지 않든 더럽혀진 명성과 장애물, 주변상황, 불운, 이 모두가 사람을 죄수로 만들지.

무엇이 우리를 유폐하고 산 채로 매장하는지 늘 알 수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창살이나 새장, 벽의 존재를 느낄 수는 있단다.

 

이 모두가 상상이며 환상일까? 그렇지는 않을거야.

나 자신에게 물어본단다. 맙소사, 이런 상황이 얼마나 오래갈까? 영원히 계속될까?

 

 

이 감옥을 사라지게 하는 건 뭘까? 그건 바로 사랑이야.

친구가 되고 형제가 되고 사랑한다면, 그 숭고한 힘과 강력한 마력으로 감옥의 문을 열 수 있겠지.

그런게 없는 사람은 생명을 잃은 채 살아가는 거야.

 

연민이 새롭게 태어나는 곳에 삶이 다시 피어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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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고흐의 글이다.


다른 새들은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만들지.........

 

Posted by 장형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