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월 20일 부터 열리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발(SIKAF) 의 SPP( Seoul Promotion Plan)에서 사용될 장편 애니메이션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포스터 입니다.
2010년의 가장 주목 할 만한 책으로 여러번 언급되었던 '김언수'의 설계자들을 읽었다. 미안하긴 하지만 좀 빠른 속도로 읽어버렸다. 역시 책을 정독하려면 마음의 여유는 필수.
그렇다면 '설계자들'의 장점은 무엇인가
킬러, 자객 , 암살자가 어색한 한국 현실에 그런 재미를 한국화한 장르 소설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기존에 조직 폭력을 다룬 영화에서 등장하는 킬러는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사회 구조를 상징적으로 암시하는 것이 힘들다. 이 책에서 설계자들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는 살인의 설계자들이지만 자연스런 연결과 상징으로 2010년 최고의 한국영화 '부당거래'가 다루었던 한국사회의 시스템까지 이야기하는 경지까지 파고들수 있었다. 당연히 조폭영화에 등장하는 킬러로는 거기까지 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장르가 주는 재미와 사회적 문제의식을 골고루 갖추작품이 되었다.
주인공 래생이나 이발사, 한자 ,트랙커 정은 등 이름 짓는 센스는 발군이다. 이름을 짓는 것은 사실 굉장히 어렵다. 특히 이런 작품의 이름은 현실적이면서도 현실과 유리되어 있어서 한다. 민석, 주원 뭐 이런 이름의 주인공이었다면 이런 식의 느낌을 주기가 어렵다.
래생(한자로 다음의 생)이라니 얼마나 멋진가! 한자의 적절한 사용은 무협의 품격을 준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사용해야 할 적당한 은어들을 찾는 것도 중요한다. 예를 들면 '아저씨'에 등장하는 말인 '던지기 선수'라든지. 그것들이 적당해야 관객 또는 독자가 현실감을 느끼는 것이다.
한편 이 소설의 주인공 래생은 여러 가지 면에서 하루키적이다.
1.틈만 나면 소설을 읽는다. 그것도 굉장히 고전이나 굉장히 전문적이며 쓸모없어 보이는 소설만. 하지만 별 의미는 두지 않고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이다.
2. 맥주와 위스키 언더록을 자주 마신다.
3. 평소에 굉장히 수동적이다.
하루키적인 주인공은 작가의 오리지널 창작인데도 하루키의 유명세에서 오는 착시 일수도 있고 아니면 그런 개인의 모습이 우리시대의 공기여서 주인공을 만들어내면 비슷하게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 어째든 열혈의 시대는 끝났으니까.
뭐 그런 이야기는 둘째 치고 이런 소설의 출현은 정말 한국문학이 아직도 저력이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한국 동시대 작가의 재미있는 작품을 읽는 것은 축복이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에는 다소 불순한 동기들이 섞여 있다. 바로 우리 영화에 참고하기 위해서 이다. 우리는 애니메이션이긴 하지만 다소의 스릴러와 액션이 섞여 있으면서 현재의 한국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
이 작품에서 내가 주목해서 본 부분의 역시 제목 처럼 '설계'다. 우리 작품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스릴러와 액션은 극을 끌고 나가는 중요한 요소이다. 큰 부분에서 느낀점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1.보스는 중간이전에 등장해야 한다. 관객이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2. 보스 이전에 상대의 무서운 킬러를 이겨낸다.
3. 주인공은 클라이막스에서 보스의 공간으로 간다. 거기에서 상대방의 많은 부하들을 따돌리거나 물리친다.
이런 방식은 '아저씨'와 '본 아이덴티티'를 비롯한 수많은 영화에서 무난하게 재미를 만들어 냈던 방식이다.
시나리오 5고를 쓰고 6고 트리트먼트를 쓰고 나서 모두의 반대에 부딪쳐 다시 5고로 회기했다. 청년필름과 우리 스텝을 포함한 10명 쯤이 모두 5고가 더 좋다고 한다.
5고의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
"형윤씨 그건 질병이에요." 청년 필름의 심피디가 말했다.
사실 나도 알고 있었다. 나는 이야기를 만들다가 어떤 벽에 부딪치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버리는 습관이 있다. 그건 학생 때 부터 생긴 병인데, 영화아카데미에서 졸업 작품을 만들 때도 작품 진입 허가의 조건이 '이야기를 절대 바꾸지 않을 것' 이었다.
'내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왜 몰라보는 거야' 하고 조금 우울해 졌지만 뭐 트리트먼트를 읽어보니 여러가지 문제점이 보이기는 한다.
그리고 지연이 그린 새로운 이미지가 맘에 들어서 '어쩌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뭔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같으면서 쿵풍 팬더 일 수는 없는 것일까?
나는 잃어버렸던 감정이 떠오르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러면서도 관객이 많이 보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알고 있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그렇다는 걸.
단지 내가 더 특별했으면 좋겠다. 그런 영화를 만들 수 있게.
얼마전 '그래픽스라이브'라는 잡지에 연재했던
중편 애니메이션 <무림일검의 사생활> 간략한 제작기입니다.
슬라이드 형식으로 되어 있으니 화살표를 클릭하시면서 보시면 되구요..
자세히 보실려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큰 그림으로 자세한 텍스트를
읽을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