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소식2012/03/29 14:31

박지연 감독의 '낙타들'이 2012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발 공식 경쟁부문에 진출하였습니다.

저번에 오타와 페스티발 경쟁 부문에도 되더니 국제적인 작가가 되어가네요.

이번 낙타들은 전작 '도시에서 그녀가 피 할 수 없는 것들'에 비해 국제 영화제 상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발전된 그림 스타일과 전작보다 적은 나레이션 때문일까요?

그나저나 이번 안시 페스티발에는 장편 빼고 2474 작품이 접수 되었다는데 그 많은 작품을 심사하는 것도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째든 저는 목소리 연기를 했습니다. 뭐 원래 해주기로 했던 배우가 스케줄이 안되다고 해서 그렇기는 했지만요.

그래도 나름 남자 주인공이라는.


경쟁 부문의 다른 한국 작품으로는 김준기 감독의 소녀이야기 진출했습니다.

저랑 친한  일본 작가 미즈에 미라이의 작품도 안시 경쟁 부문에 보입니다.

장편이 끝나면 저도 좋은 단편을 만들어서 도전해 보아야 겠어요. 작년에 '내 친구 고라니' 비경쟁 부문에 상영되긴 하였지만

뭔가 세계 최대의 애니메이션 페스티발이라는 안시에  단편 경쟁으로 한번 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게 분명 올림픽 경기도 아닌데 왜 '좋아! 안시에서 한번 상을 받아 주겠어!" 그런 마음이 생기는 걸까.



제일 위쪽 작품이 김준기 감독의 '소녀 이야기' 제일 아래가 미즈에 미라이의 '모던 넘버 2'

김준기 감독은 예전에 '인생'을 만든 운동과 작업만 하는 진정한 작가이고 벌써 애니메이션 한 시간도 오래되었네요.
미즈에 미라이는 세포 그림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일본에서도 아주 독특한 작가입니다.
Posted by 장형윤
스튜디오 일상2012/03/29 14:05

별을 쫓는 아이 (신카이 마코토,2011)

<별을 쫓는 아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으로 2011년 개봉하였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1999)와 <별의 목소리>(2002)로 일약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해성같이 나타난 신인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마치 사진과 같은 아름다운 배경 미술과 1인 제작 시스템으로 만든 상업회사의 작품을 상회하는 퀼리티가 그 주목의 원천이었다.

 그리고 첫 장편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2004)에 이어 <초속 5센티미터>(2007) 그리고 이번의 <별을 쫓는 아이>(2011)까지 3번째 장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여러 면에서 다른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과는 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애니메이션 회사 출신이 아니며 그렇기 때문에 많은 애니메이션 감독과 다르게 애니메이터 출신이 아니다. 그렇다고 픽사나 디즈니 감독들처럼 애니메이션 학과를 나온 전공자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독립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이라고 할 수 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세계와 인터뷰를 살펴보면 그의 작품은 두 가지의 원천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감수성과 일치하는 내성적이고 성찰적인 소년의 정서이다. 두 번째는 신세기 에반게리온 같은 SF의 세계관이다. 첫 단편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는 게임회사에서 틈틈이 만든 작품으로 온전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성찰적인 감성과 연애에 대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작품으로 그는 일본의 오사카를 중심으로 하는 DOGA CG애니메이션 페스티발에서 그랑프리를 받으며 일약 가능성 있는 신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본격적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만든 <별의 목소리>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감성의 두 원류인 내성적인 소년의 시각으로 본 풋풋한 사춘기의 연애 감정 그리고 또 하나인 SF가 25분의 러닝타임에 절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그리고 이 작품이 DVD만 16만장이 팔리면서 자신의 상업성을 입증하였다. 제작비가 2000만원이 든 것을 감안하면 이 작품은 엄청난 히트상품이다. 또 그는 이 작품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아주 좋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 시작된다.
첫 장편인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에서는 SF세계관이 그의 장점이던 성찰과 예민한 감수성을 잡아먹어 버린 것이다. 지금까지 좋은 성과를 보여 왔던 작품의 두 원천이 충돌을 보인 것이다. SF가 작품의 뼈대라면 성찰적인 연애감정은 심장이다. SF는 액션을 만들지만 영화의 감정을 만들지는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다시 <초속 5센티미터>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하나의 목적에만 집중하여 그 감성을 위하여 모든 것을 버렸다. 큰 스토리가 감성을 방해하지 않도록 옴니버스로 구성하였으며 자신의 또 다른 취향인 SF를 배제하였다. 결국 <초속 5센티미터>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다. 소기의 목적이란 신카이 마코토 색깔의 장편인 것이다. 그리고 그는 연달아 만든 작품을 피로를 없애기 위해 영국으로 가서 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1년 뒤 그는 새로운 작품의 기획안을 들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물론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은 창작자를 존중해 주는 제작사 코믹스 웨이브 필름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어쨌든 그는 이번에는 완전한 SF중심의 모험물을 가져온 것이다. 결과는 화면의 완성도는 합격. 내용은 아직 불합격이다. 그는 이 소녀의 모험영화를 위해서 지브리와 비슷하다는 비난을 감수하고 캐릭터와 미술을 지브리에 가까운 스타일로 만들었으며 여러 가지의 신기한 캐릭터들을 등장시켰다. 부지런하며 의지가 강한 소녀도 나오고 귀여운 애완동물도 나온다. 그리고 아가르타라고 불리우는 지하세계는 중세와 티베트를 합쳐놓은 것처럼 다른 영화와 겹치지 않는 판타지 세계로 만들었다.

요소는 다 있었다. 하지만 요소만으로는 마법이 발동하지 않았다. 뭔가 중요한 주문이 빠져 있는 것 같다. 과연 그것이 무엇일까? 과도한 음악사용? 공감이 가지 않는 주인공과 설명적인 스토리 전개가 문제일까? 나는 신카이 마코토가 분명 <천공의 성 라퓨타>와 같은 작품을 만들려고 했다고 생각한다. 요소들은 다 있는데 왜 미야자키 하야오 같은 마법이 발동하지 않은 걸까? <천공의 성 라퓨타>와 <별을 쫓는 아이>의 차이는 무엇인가?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그것이 귀여움과 유머의 결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천공의 성 라퓨타>도 분명 SF의 어두운 세계지만 거기에는 귀여움이 묻어나는 캐릭터들의 작은 유머가 잔뜩 있다. 그것이 영화의 숨통을 열어준다. 하지만 <별을 쫓는 아이>에서는 관객들이 숨 쉴 틈이 없다. 영화는 시종일관 답답하다. 이것이 작지만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것이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관객들이 바라는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부터 <공각기동대>를 만들려고 했다면 또 다른 이야기 이다. 완전히 다른 지향점을 가진 영화에는 다른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들어진 영화를 비판 하는 건 쉽지만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은 역시 어려운 일이다. 어쨌든 나는 신카이 마코토의 이러한 시도가 지극히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초속 5센티미터>는 신카이 마코토의 기존 스타일의 최고 퀄리티이다. 하지만 젊은 감독이 계속 같은 감성을 반복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좀 더 넓은 세계로 가서 많은 관객을 만나야만 한다. 별의 목소리의 대사를 빌리자면 ‘혼자서라도 어른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된다. 그의 작품은 여전히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 글: 장형윤(애니메이션 감독)

 

여담. 신카이 마코토와는 일본 배급사가(코믹스 웨이브) 같아서 여러 번 만나 보았습니다. 새 작품에 들어 가고 있다네요.

그 동안 결혼도 하고 (절대 안할 분위기였는데-_-;) 아이도 생겼답니다. 2년만에 엄청난 변화가........

 

 신카이 마코토 감독

코믹스 웨이브의 대표인 가와구치 상과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프로듀서 쓰나미상

Posted by 장형윤